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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Mate, 라임(LIME)

라임 리포트

게시판상담을 통해 전하는
진심과 위로

라임채널에서는 채팅 상담뿐만 아니라, 공개게시판 상담 ‘친구들의 고민이야기’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즉각적인 상담은 아니지만, 내담자가 자신의 상황과 마음을 차분히 정리해 전할 수 있어 실시간 상담을 부담스러워하는 어린 청소년들이 자주 찾아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곤 합니다.

어느 날 새벽, 15살 청소년의 상담이 도착했습니다. 힘든 마음을 가지고 홀로 싸우고 있던 사춘기 청소년이 잠 못 들고 써내려간, 자신과 존재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한 편지입니다.

“이런 제가 왜 살아야 할까요.”

전 다른 사람을 너무 인식해요.
눈도 못 마주치겠고 대화도 잘 못해서, 간혹 실수를 하는데 그러면 하루 종일 생각나고,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안좋게 생각할 것 같다고만 생각돼요.
다른 친구들과 선생님이 제 외모를 이상하게 볼 것만 같고 말투, 성적, 성격에 대해 다 평가하고 있을 것만 같아요.
저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는 걸 알지만 계속 뭔가 불안한 마음이 들어서 집중도 잘 못하겠어요. 제 뒷담을 듣게 되면 정말 너무 힘들고 모두에게 좋은 사람일 수 없는 걸 알지만 너무 받아들이기 힘들어요. 솔직히 고민을 올리면서도 제 자신이 너무 멍청한 일에 고민하고 있는 것일까 봐 무섭네요.

사람은 결국 다 죽는데 왜 이렇게 아둥바둥 살아가야 할까요.
친구들이랑 만나서 잘 웃다가도 결국 이 친구들이랑도 멀어지는 날이 오겠지, 즐거운 순간에도 결국 힘든 날은 또 오겠지, 정말 갖고 싶던 걸 사도 이것도 곧 질리겠지..
이런 생각에 모든 게 다 허무한 것 같아요.
열심히 무언갈 해서 이뤄도 공허함이 커요.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사연을 받은 상담원은 내담자가 준 한정된 정보 안에서 글 한 줄, 단어 하나에도 마음을 기울입니다. 글 속에 담긴 내담자의 모든 감정과 상황을 놓치지 않기 위해 먼저 교육에서 훈련한 사례개념화를 통해 상담 사연을 분석하고 구조를 세운 후 답장을 씁니다. 그 과정에서도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단어를 고르고, 고치기를 반복하며 답장은 조금씩 완성되어 갑니다.

“님, 이른 새벽에 올려준 글 보았어요.”

힘든 마음에 제대로 잠을 못 이룬 건 아니었을지
어떤 마음으로 그 시간에 깨어있었을지 헤아려보게 됩니다.

아마 고민이 길게 이어졌던 모양입니다.
그 안에는 나는 왜 이럴까 하는 물음도 있었을 테지만
스스로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고, 부족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결국 모든 게 허무하다 생각되었다니
어쩐지 허전하고 외롭고 힘든 마음이 느껴집니다.

다른 사람을 많이 의식하게 된다고 이야기 해주었지요.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지내는 사람은 거의 없을 테지요.
하지만 일상을 보내면서 다른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고 대화를 하는 게
어렵게 느껴지는 정도라면 그런 고민을 하는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멍청한 고민이 아니었을지 두려워하지 마세요.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고민이랍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큰 관심이 없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내 험담을 하지는 않을지, 평가하고 있지는 않을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어요.
그것도 그럴 수 있습니다.
혼자 오랫동안 무의식중에 반복 해오던 생각을
한 번에 멈추는 건 힘들 거예요.

그래도 이성적으로 옳고 그름을 생각해본 것,
생각처럼 되지 못하는 스스로에 대해 왜 그런지 생각해보는 것
그 자체가 좋은 출발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자문하다 보면 급작스레 변화하지는 않더라도
차츰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마음 안에도 스며들 거예요.

청소년기에는 보통 자신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답을 찾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고 해요.
아마 그런 시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모양입니다.
기분도 평소와 다를 수 있어요.
모든 것이 변화하는 가운데에 있다 보니
어떤 것들은 부질없게 느껴지기도 하고
허무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변화가 결국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여겨보면
지금 마음을 이겨내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친구들과의 관계도, 갖고 싶은 것들도 언젠가는 변할 수도 있는 거지만
그 단계를 거쳐 더 공고해지거나
마음에 힘을 주는 하나의 추억이 될 수도 있으니
앞날을 미리 생각하지 말고
오늘,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누리며 지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허무하고 기분이 다운되어 힘듦을 안고 지내기 버거울 때엔
학교 내 위클래스를 찾아가 이런 마음을 나눠 보거나,
라임 채팅상담을 통해 상담원과 이야기를 해보았으면 합니다.
라임은 새벽시간이나 늦은 밤에도 괜찮으니
언제든 편한 시간에 찾아와 주세요..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또 나눌 수 있기를,
고민이 가벼워지도록 도울 기회가 있기를 바랄게요.

라임 상담원

청소년 시기, 말할 데 없는 어려움을 라임을 찾아와 호소하는 내담자 한 명 한 명에게 글로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위로를 전하겠습니다.

청소년들이 살아가며 힘들 때마다 이 글을 다시 꺼내어 보고 삶의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진심을 담은 답장을 이어가겠습니다.

※본 사례는, 라임에서 진행된 공개게시판 상담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